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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민의 영화리뷰] '난 남편 하나론 부족해'

누군가의 아내는 또 다른 누군가와 결혼을 할 수 없다. 감독 : 정윤수 각본 : 송혜진 주연 : 손예진·김주혁 제작 : 쇼박스 장르 : 드라마 등급 : R 그것이 법이고 현실이다. 그런데 주인공 노덕훈(김주혁)은 아내인 주인아(손예진)를 다른 남자와 '이중결혼'을 하도록 방치한다.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하게끔 상황을 만들어 간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어떻게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난 것일까. 영화 속 덕훈은 그리 잘나지 않은 외모에 평범한 직장에 다니는 한국적 정서가 듬뿍 배인 인생관을 지닌 평범한 30대 한국남성이다. 그런데 이 평범한 남자가 여우 중에 상 여우에게 '제대로' 걸렸다. 이 여우의 태생 자체가 '팜므파탈'형 인지 아님 남자의 생리를 철저히 공부하고 분석해 '남자 킬러'로서 거듭 난 것인지 영화는 언급하지 않는다. 다만 A급 외모의 소유자로 술과 축구 게임을 즐기고 최고의 요리실력에 남자의 성적 판타지까지 만족시킬 줄 아는 그야말로 뭇 남성의 '드림걸'인 것만은 분명하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평범남이 분수를 모르고 그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드림걸을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해 '독식'하려다 보니 문제가 생긴다. '다른 남자도 사랑하게 됐다'며 남편을 하나 더 가지고 싶다는 이 철없는 드림걸과 이 여자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평범남은 이제 상식을 초월한 그들만의 세상을 창조해야 하는 기로에 놓인다. 영화를 관람하는 내내 뇌리를 맴돈 단어가 하나 있다. '못난놈'. 같은 남자로서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덕훈을 향한 질책이었다. 아무리 극중 그대로의 모습으로 손예진이 눈웃음을 치면서 무시무시한 애교를 떤다고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바보천치. 덕훈이 아내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은 마음이 넓어서가 아니다. 어느 날 갑자기 자유연애를 지지하는 프리섹스 지지자로 돌아섰기 때문도 아니다. 그저 남 주기 아까우니 참을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지내면서 사랑이 누군가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는 변명을 자신에게 들이댄다. 그리고 나름대로 아내를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삐뚤어진 소유욕에 자기 밥그릇도 못 챙기는 바보라고 얘기하면 여성 인권주의자들과 페미니스트들에게 질타를 당할 것일까. 그러나 무력한 한 남자 때문에 심기가 불편한 것은 어쩔 수 없다. 현재 엠파크4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황준민 기자

2008-12-11

[황준민의 영화리뷰] 그의 계획은 이미 시작되었다

뉴욕 센트럴 파크에 떨어진 원구형의 거대한 미확인 물체. 그리고 그 안에서 나타난 정체 불명의 한 남자. 자신의 이름을 클라투(키아누 리브스)라고 밝힌 이 남자는 수세기 동안 인간과 인간이 만들어 낸 모든 것을 멸하기 위한 거대한 공격을 계획 중이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이 남자가 어디서 왔는지 무엇 때문에 이러한 공격을 감행 하려는 것 인지, 그 어떤 실마리도 찾지 못한다. 이렇게 국가의 모든 전력이 투입되어 그의 수수께끼를 파헤치고 있는 사이, 지구를 향한 공격은 시작되고 인류의 유산들이 하나씩 파괴되기 시작한다. 과연 그의 정체와 목적은 무엇인가. 영화 ‘지구가 멈추는 날’(The Day the Earth Stood Still )은 로버트 와이즈 감독이 지난 51년에 제작한 동명 영화의 리메이크작이다. 오리지널 판이 출시된 지 무려 반세기가 지난 올 겨울,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The Exorcism Of Emily Rose)로 유명한 스콧 데릭슨 감독에 의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번 리메이크작은 원작의 스토리와 구성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현대적인 감각을 입혔다. 등장 캐릭터들, 특히 지구파괴의 선봉장이자 공포의 상징인 ‘거대 우주로봇’의 경우 원래 캐릭터의 그 모습 그대로 스크린에 담았다. SF대작에 대한 데릭손 감독의 경의의 표현이라 짐작되는 부분이다. 영화는 현대판 ‘노아의 방주’다. 주인공 클라투는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지능과 문명을 지닌 외계종족이 파견한 ‘사자(Messenger)’이자 ‘심사원(Examiner)’이다. ‘매트릭스’(Matrix)의 구세주 ‘네오’에서 파괴자 ‘클라투’로 분한 키아누 리브스는 공포와 희망의 양면성을 지닌 이 캐릭터를 멋들어지게 소화해 냈다. 그는 인류를 향해 ‘지구를 파괴하는 것에만 전념하는 너희 들 에게 더 이상 지구를 맡겨 둘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리고 마치 성경에 등장하는 노아의 방주를 흉내 내듯 인간 이외의 모든 생명체를 채집하고 지구 밖으로 떠나보낸다. 그리고 상상을 초월하는 방법으로 전인류의 말살 계획을 실현하려한다. 그리고 절망의 끝에서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는 과학자 헬렌 벤슨(제니퍼 코넬리)은 클라투를 향해 ‘인간은 변할 수 있다’며 그를 설득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영화는 자신들이 지구의 주인이라는 착각 아래 자연과 화합을 거부하는 것에 대한 경종의 메시지를 전한다. 또한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깨달으면 공존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희망도 심어준다.

2008-12-11

[황준민의 영화리뷰] 워터게이트 사건 거짓과 진실의 치열한 공방

미국의 37대 대통령이었던 리차드 닉슨을 상기할때 첫 번째로 떠오르는 것은 아마도 '워터게이트(Watergate)사건'일 것이다. 이 사건은 1972년 6월 대선에서 닉슨 대통령의 측근이 그의 재선을 위해 워싱턴의 워터게이트 빌딩에 있는 민주당 본부에 침입하여 도청 장치를 설치하려 했다가 들킨 미국 역사상 최대의 정치 스캔들이다. 이 사건으로 1974년 8월에 닉슨은 사임을 하지만 재판에 처해질 것이라는 미국민의 기대와는 달리 후임 포드 대통령은 닉슨의 죄를 묻지 않았다. 곧바로 '세기의 강도가 슬그머니 뒷문으로 빠져 나갔다'라는 여론이 들끓었지만 그 누구도 닉슨에게 정면으로 도전하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 닉슨에게 당당하게 '인터뷰'를 요청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영국 최고의 쇼 프로그램 진행자였던 데이빗 프로스트(마이클 쉰). 그는 닉슨에게 55만달러라는 거액을 지불하고 한편에 26분으로 구성된 네편의 인터뷰 계약을 체결한다. 프로스트와 닉슨의 인터뷰가 체결되자 여론은 다시 한 번 끓기 시작한다. 정치 전문가도 아닌 일개 쇼프그램 진행자가 그것도 미국인이 아닌 영국인이 닉슨 전대통령을 인터뷰 한다는 것 자체가 많은 사람들에게 모순으로 다가왔다. 일부에서는 프로스트가 경박한 쇼프로그램 진행자이기에 정치같은 얘기는 꺼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결정을 내렸다는 소문도 퍼졌다. 그러나 이 인터뷰는 프로스트의 방송 경력에 가장 화려한 이정표로 남았으며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시청률을 보인 인터뷰 프로그램으로 기록됐다. '프로스트/닉슨'(FROST/NIXON)은 미국 역사상 가장 불명예스럽게 퇴진한 닉슨과 영국의 방송인 프로스트와의 실제 인터뷰를 드라마화한 작품이다. 무엇보다도 당시 미국사회의 여론과 분위기 그리고 미국민의 닉슨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를 절제력이 있는 위트와 적절히 섞어냈다. 닉슨역의 프랭크 란젤라과 프로스트 역의 마이클 쉰의 완벽에 가까운 연기는 현실감을 더했다. 재미있는 것은 유명 브로드웨이 배우인 란젤라는 이전 무대에서도 닉슨역으로 토니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고 마이클 쉰도 연극무대에서 프로스트를 연기한 적이 있어 각자 역의 이해도 또한 높았을 것이라 짐작된다. 마치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을 연상케하는 두 남자의 공방전. 진실과 거짓이 오가던 두시간. 이제 명장 론 하워드 감독의 카메라를 통해 그 치열했던 현장을 체험해 보자. 황준민 기자

2008-12-04

[황준민의 영화리뷰] TV속 '수퍼독' 세상과 맞선다

길가에 버려졌던 강아지 한 마리가 한 소녀를 만난다. 소녀의 이름은 페니(마일리 사이러스 목소리). 감독 : 감독 바이론 하워드· 크리스 윌리엄스 각본 : 댄 포겔맨·크리스 윌리엄스 주연 : 존 트라볼타· 마일리 사이러스· 마크 월튼·수지 에스먼 장르 : 액션·어드벤처 제작 : 월트 디즈니 등급 : PG 페니는 강아지에게 '볼트'(존 트라볼타 목소리)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늘 함께 한다. 세월이 흘러 볼트는 TV쇼 '볼트'의 주인공으로 활동하게 된다. TV속의 볼트는 말 그대로 '수퍼 강아지'다. 한번 짖으면 탱크 수십대를 날려보내고 눈에서는 녹색 광선을 내뿜으며 비행기마저 폭파시켜 버린다. 그러던 어느날 또다시 방송국 세트장 안에서 평소에 볼트를 약올리는 고양이와 시비가 붙은 후 실수로 뉴욕으로 떠나는 택배회사의 화물차에 타게된다. 이제까지 단 한 번도 페니와 떨어져 본 적이 없는 볼트는 생전 처음 외부 세계와 접촉하게 된다. 필사적으로 할리우드로 돌아가려 하지만 자신이 어디에 있는 지조차 모른다. 거기다 자신의 수퍼 파워가 사실은 TV에서만 발휘되는 가짜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낙심한다. 이제 볼트는 새로운 친구인 검은 고양이 미튼스(수지 에스만)와 햄스터 라이노(마크 월튼)와 함께 할리우드로의 기나긴 여정을 시작한다. '볼트'는 '토이 스토리'와 '인크레더블스' 등으로 유명한 픽사가 디즈니와 합병하고 처음 제작한 작품으로 픽사의 기술력에 디즈니의 정서를 듬뿍 담아냈다. 주인 잃은 강아지와 그의 친구들이 주인을 찾아 떠나는 모험담이라는 소재는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수퍼 파워를 지녔다는 착각에 빠진 주인공이 서서히 평범하기 그지없는 자신의 참 모습을 찾아간다는 설정은 영화에 생기를 불어 넣는다. 또한 친구를 위해 희생하고 우정을 지키며 역경을 이겨낸다는 줄거리는 어린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는 성장 애니메이션으로 손색이 없다. 여기에 영화 초반 볼트와 페니가 보여주는 액션 신들은 픽사의 대히트작인 '인크레더블스'의 그것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박진감을 자랑하기도 한다. 독특한 설정 다양한 눈요기 거리 순수한 동화 같은 줄거리로 무장한 작품으로 드림웍스사의 신작 '마다가스카2'와 더불어 올 겨울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 '투 톱'이라 할 만하다. 황준민 기자 [email protected]

2008-11-26

[황준민의 영화리뷰] 결혼 기피 미혼커플, 가정 꾸리기 대작전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브래드(빈스 본)과 케이트(리즈 위더스푼) 커플처럼 크리스마스 휴일을 알차게(?) 보내는 이들은 없다. 감독 : 세스 고든 각본 : 맷 앨런·칼레브 윌슨 주연 : 빈스 본·리즈 위더스푼 제작 : 뉴라인 시네마 장르 : 코미디 등급 : PG-13 '크리스마스 휴일은 가족과 보내야 한다'는 공식은 이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이 커플의 올해의 행선지는 지상낙원인'피지'. 그런데 출발 당일 생각치도 않았던 문제가 터진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안개가 샌프란시스코를 강타한 것. 때문에 공항의 모든 비행기와 승객들은 공항에 발이 묶여버린다. 그러던중 짜증이 밀려오는 것을 겨우 참고 있던 브래드와 케이트에게 예상치 못했던 사고가 터진다. 공항의 상황을 취재하러 나온 방송국 기자가 카메라를 들이대며 "피지로 가려던 거 맞지요?"라고 질문을 던진 것.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케이트의 셀폰이 울리기 시작한다. "니네들 아프리카에 봉사활동 간다고 하지 않았니?"라는 엄마의 반문과 함께…. 빈스 본과 리즈 위더스푼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영화 '4번의 크리스마스'는 재미로만 본다면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영화 전반을 흐르는 '말장난'을 빼고 나면 너무나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전개와 엔딩이 우선 실망이다. 거기다 졸리와 피트 커플에 비하기는 힘들지만 본과 위더스푼은 아무리 점수를 줘도 정말이지 '커플'이란 느낌이 들지 않는다. 수년 동안이나 동거를 해온 커플이 단 한번도 각자의 부모를 만나지 않았다는 설정과 이들의 형제자매들이 모두 비정상적인 캐릭터라는 점은 아무리 코미디 영화라고 백번 양보해도 억지스럽다. 그러나 영화가 전하는 중요한 메시지에는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결혼은 구속이며 가족을 꾸리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는 착각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 바로 대다수 미국의 미혼 커플이 결혼을 기피하는 이유다. 그래서 부딪쳐 보기도 전에 아이처럼 미리 겁을 먹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점을 제시했다고 모범 답안까지 준비된 것은 아니다. 다만 온전하게 관계를 유지하고 가정을 꾸리고 유지하는 데는 엄청난 인내와 믿음 그리고 사랑이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뻔한 줄거리에 뻔한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지만 우리에게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일깨워 준다. [email protected]

2008-11-26

[황준민의 영화리뷰] 동물원 친구들, 실수로 아프리카 가는데···

뉴욕시를 떠들썩하게 했던 동물원 친구들이 또 한번 사고를 친다. 감독 : 에릭 다넬· 톰 맥그라스 각본 : 데이빗 웨인·폴 루드 주연 : 벤 스틸러(알렉스 목소리)·버니 맥(주바 목소리)· 데이빗 쉼머(멜맨 목소리)·크리스 락(마티 목소리)·제이다 핀켓 스미스(글로리아 목소리) 제작 : 드림웍스 장르 : 애니매이션 등급 : PG 사자 알렉스(벤 스틸러) 얼룩말 마티(크리스 록) 기린 멜먼(데이빗 쉼머) 하마 글로리아(제이다 핀켓 스미스) 그리고 전편의 악동부대 '펭귄'들이 이번엔 아프리카로 떠난다. 이번에도 문제의 시작은 역시 펭귄들로부터다. 전편에서 부서진 비행기를 고쳐 정글 마다가스카에서 탈출해 뉴욕 센트럴파크로 돌아가던 이들은 팽귄들의 '황당한'실수로 아프리카의 한복판에 불시착한다. 그런데 알고보니 아프리카는 알렉스와 그의 친구들 모두의 고향이었다(이들은 자신들의 고향이 아프리카인것을 몰랐다...). 난생 처음 자신들과 똑같은 동물그룹을 만난 일행은 신기해 하면서도 행복해한다. 알렉스는 어릴 때 헤어진 아빠 주바(얼마 전 사망한 버니 맥)와 엄마를 만나고 글로리아는 그녀의 굵은 베이스 음성과 풍만한(?)몸매에 반한 열혈남아 모토모토(가수 윌.이.앰)의 데이트 신청을 받고 행복해 한다. 그러던 중 알렉스는 주바의 최대 라이벌인 사악한 사자 마쿵가의(알렉 볼드윈) 꼬임에 빠져 아빠.엄마와 함께 마을에서 쫓겨나는 일이 벌어진다. 알렉스는 잃어버린 명예를 찾고 마을로 돌아가기 위해 때마침 말라버린 마을 식수원의 원인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호언장담한다. 이제 알렉스와 그의 친구들의 황당무계한 모험기가 다시 한 번 펼쳐진다. 영화는 2005년에 개봉된 '마다가스카'의 속편으로 전편의 줄거리가 그대로 이어진다. 그러나 재미와 스케일은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등장하는 동물 캐릭터들의 수와 종류도 늘었을 뿐만 아니라 신나는 배경음악과 애니메이션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수려한 아프리카의 풍경을 담아 눈과 귀는 물론 마음 까지 풍요롭게 만든다. 특히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후반부에 펼쳐 지는 알렉스와 주바의 '부자 댄싱'은 보는 이로 하여금 '박장대소'하게 만든다. 목소리 배우들의 연기도 일품이다. 알렉스 역의 벤 스틸러를 비롯 크리스 록 제이다 핀켓 스미스 알렉 볼드윈까지 가세했다. 그리고 주마의 목소리는 얼마 전 타계한 버니 맥의 마지막 목소리 연기가 되기도 했다. 최근 디즈니의 아성을 흔들 정도로 수준 높은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는 드림 웍스의 신작으로 아이부터 어른 까지 함께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황준민 기자 [email protected]

2008-11-13

[황준민의 영화리뷰] '신사에서 전사로'…더 강력해졌다

머릿속에 자리잡은 '007 제임스 본드'는 이제 버려라. 말끔한 정장에 마티니를 즐기며 미녀들과 염문을 뿌려대는 007은 이제 갔다. 새로운 007은 이제 '신사'에서 '전사'로 거듭났다. 거칠고 위험한 액션을 펼치고 사랑에 순정을 바치며 말수마저 적은 '사무라이'형 본드 캐릭터라고도 할 수 있다. 46년간 이어져 온 007시리즈는 1962년 1편 '007 살인번호'를 시작으로 냉전을 소재로 한 첩보영화로 최고의 인기를 누려왔다. 그러나 구소련이 붕괴한 1990년대 들어 팬들의 뇌리에서 차츰 잊혀저 가던 중 2000년대에 들어 전략을 바꿨다. 전통적인 소재로는 더이상 관객의 관심을 끌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시리즈의 최신작(제22탄) '퀀텀 오브 솔러스'(Quantum Of Solace)는 전편(2006년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의 컨셉트와 줄거리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전편의 마지막 장면인 연인 베스퍼(에바 그린)가 살해되는 장면부터 본드의 복수가 곧바로 이어진다. 본드는 베스퍼의 죽음에 관련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상관인 M(쥬디 덴치) 과 함께 미스터 화이트(제스퍼 크리스텐슨)를 심문한다. 그러던 중 베스퍼를 죽게 한 배후에 거대하고 위험한 조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본드는 단서를 찾아 아이티로 향하고 그곳에서 아이티의 독재자 메드라노 장군(호아킨 코시오)에게 가족을 잃은 여인 카밀(올가 쿠릴렌코)을 만난다. 그리고 메드라노의 뒤를 봐주는 도미닉 그린(마티유 아말릭)이라는 인물을 발견한다. 그린에게서 수상한 냄새를 맡은 본드는 그를 쫓기 시작하지만 M은 본드가 자제력을 잃었다고 판단해 그에게 '소환 명령'을 내린다. 그러나 복수에 불타는 본드는 명령을 거부하고 홀로 작전을 개시한다. 영화의 최고 볼거리는 역시 시리즈 역사상 최대 제작비인 2억2천만달러를 투입한 각종 액션이다. 화려한 자동차 추격전은 기본이며 해상 보트추격전 고공비행기 전투 등 육.해.공을 주름 잡는다. 유럽태평양 남미 국가들을 넘나드는 '국제 요원'본드의 활약 또한 물론 이어진다. 그러나 액션영화 '본 얼티메이텀' 촬영팀이 합류해서인지 '본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간혹 눈에 띈다는 점은 아쉽다. 아이러니 하게도 두 영화의 주인공은 이름도 비슷하다. 그러나 제임스 본드는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상상 속의 캐릭터다. 그래서 바로 옆에서 숨쉬고 있을 법한 제이슨 본보다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아르마니 정장 차림에 람보르기니로 추격전을 펼치는 첩보원은 007밖에 없지 않은가. 그리고 무었보다도 22년의 전통은 그리 쉽게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번 주말 새롭게 탄생한 007을 만나보자. [email protected]

2008-11-13

[황준민의 영화리뷰] 더 강력하고 참혹해진 죽음 탈출 '피의 게임'

희대의 살인마는 갔지만 세상을 향한 그의 심판은 끝나지 않았다. 아니 더 강력해지고 참혹해졌다. 그리고 그 배후에는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인물이 존재한다. 물론 이번에도 잔인한 살인장면들과 상상을 뛰어넘는 반전을 트레이드 마크로 하는 시리즈의 전통은 이어진다. 오프닝은 1편부터 꾸준히 등장했던 호프만(코스타스 맨다이어) 형사의 친 여동생을 살해했던 세스(조리스 자스키)가 지그 쏘우(토빈 벨)의 고문도구에 의해 처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장면부터다. 전편에서 호프만의 꼬임에 빠져 지그 쏘우에게 목숨을 잃을뻔 한 FBI 요원 스트레임(스콧 패터슨)은 가까스로 살아난다. 하지만 다시 호프만 형사의 계략에 의해 FBI에서 쫓겨나게 되고 호프만 형사는 영웅으로 대접받는 일이 벌어진다. 억울함과 복수심에 불타는 스트레임은 지그 쏘우의 후계자가 호프만 형사라는 확신을 가지고 그의 과거행적을 조사해 나간다. 한편 '죄인들에게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하라'는 지그 쏘우의 사명을 이어받은 호프만 형사는 도덕성이 결여됐거나 죄를 짓고도 교묘하게 법망을 빠져나간 이들에게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일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 일환으로 5명의 성인들을 납치해 고문실에 가두고 지그 쏘우가 그랬던 것처럼 이들에게 '죽음의 탈출'을 강요한다. 이제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주어진 시간 안에 4개의 방을 탈출해야하는 처절한 '피의 게임'을 시작한다. 영화는 2004년 핼로윈 주말에 처음 개봉되어 북미에서만 제작비의 40배가 넘는 수입을 벌어들이며 매년 핼로윈 주말에 후속편을 내놓고 있는 호러 스릴러 '쏘우' 시리즈의 5번째 작품이다. 시리즈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영화사가 평론가들을 위한 사전 시사회를 개최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개봉 당일 별도의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다. (평론가들의 혹평으로 인한 개봉 주말 흥행저조를 피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이번 주부터 도대체 왜 또 속편을 제작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주인공 지그 쏘우는 죽었어도 그의 의지는 타인을 통해 계속된다는 설정 자체가 억지라는 주장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쏘우 시리즈'의 매력은 매끄럽게 이어지는 스토리의 연계성보다는 손에 땀을 쥐게하는 '탈출게임'이다. 그리고 그 매력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발휘된다. 황준민 기자 [email protected]

2008-11-06

[황준민의 영화리뷰] 동심 잃은 어른 vs 어른같은 아이들, 그들이 만드는 '감동' 과 '웃음'

에너지 드링크 업체인 '미노타우어(Minotaur)'의 톱 세일즈맨들인 대니(폴 루드)와 윌러(션 윌리엄 스콧). 감독 : 데이빗 웨인 각본 : 데이빗 웨인·폴 루드 주연 : 폴 루드·션 윌리엄 스콧·엘리자베스 뱅크스·제인 린치 제작 : 유니버셜 픽처스 장르 : 코미디·드라마 등급 : R 직장동료이자 친구인 이들은 겉으론 티격태격 하지만 서로를 끔찍이 생각하는 절친한 친구사이다. 어느날 윌러가 대니를 위해 마련한 '10년 근속' 깜짝 파티에서 대니는 왠지 모를 자기 연민에 빠져든다. 앞만 보고 달려온 지난 10년 동안 이룬 것도 없고 애인이자 회사의 고문 변호사인 베스(엘리자베스 뱅크스)와의 사이도 진전이 없다는 생각이 밀려들기 시작한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직업에 대한 불만으로 강한 반감에 휩싸인다. 이런 대니에게 윌러는 '여친에게 청혼을 해봐!'라는 엉뚱한 제안을 하고 그 제안을 받아들인 대니는 베스에게 충동적으로 청혼을 하지만 보기좋게 거절당한다. 머리 끝까지 화가 치민 대니. 회사인근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위한 마약퇴치 캠페인 및 에너지 드링크 홍보회에서 폭언을 퍼붓고 경찰을 폭행한 죄로 징역 '150일'형에 처해진다. 그리고 윌러 또한 폭행 방조죄로 대니와 똑같은 신세에 처해진다. 절대절명의 위기에 빠진 이들에게 베스는 '감옥행'대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주는 '멘토쉽 프로그램(Mentorship Program)'에 참석할 것을 권장한다. 대니와 윌러의 선택은 뻔하다. '성폭행(?)'의 위험이 도사리는 감옥보다는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이 편하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게 왠 일인가? 이 두 친구가 돌보게된 아이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문제아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영화 '롤 모델(Role models)'은 전형적인 할리우드판 '버디 무비(Buddy Movie)'의 룰을 따르면서도 '갈등의 해소'라는 드라마 적 요소까지 포함한 작품이다. 동심을 잃은 어른들과 어른보다 더 어른같은 아이들 과의 만남 이라는 독특한 설정과 그 것에서 파생되는 각종 에피소드는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전하는데 멋지게 성공했다. 특히 '아메리칸 파이'로 데뷔해 코미디 배우로 우뚝 선 션 윌리엄 스콧과 영화의 각본 제작에도 참여한 폴 루드의 호연은 강력한 포스를 뿜어낸다. 선정적인 장면들과 시종일관 욕설을 남발하는 캐릭터로 가득 차 있지만 짜임새있는 스토리와 도저히 웃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게 곳곳에 심어둔 '폭소 함정'들은 영화를 올 하반기 최고의 코미디물 반열에 올려 놓았다. [email protected]

2008-11-06

놓치지 말아야 할 화제작 8편 '007' '트와일라이트' '더 스트릿'···

올 여름은 한해의 최고 영화들이 화끈한 경쟁작들을 출시하며 뜨거게 달궜다. 할리우드는 각종 히트 작들이 선보이며 불황을 예고 했던 영화산업에 활기를 불러 일으켰다. ‘배트맨:다크나이트’라는 초 대작의 인기는 연말 DVD시장까지 호황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그러나 모든 작품이 대박을 터뜨린것은 아니다. 지난주 개봉한 ‘하이 스쿨 뮤지컬 3(High School Musical 3: Senior Year)’가 첫 주말에 벌어들인 4200만 달러가 최고의 성적이다. 하지만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할리우드가 아니다. 관객을 흥분시킬 작품들은 아직도 즐비하다. 올해 하반기에 출시 예정인 8편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을 엄선해 한 자리에 모았다. 007 퀀텀 오브 솔러스 (Quantum of Solace) 감독: 마크 포스터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마티유 아말릭, 올가 쿠릴렌코 제작: 소니 픽처스 개봉일:11월14일 007의 22번째 시리즈인 ‘007 퀀텀 오브 솔러스’는 전편 ‘007 카지노 로얄’(06)에서 살인면허 ‘더블 오(00)’를 얻은 대신, 연인 베스퍼(에바 그린)를 잃은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의 분노에 찬 복수극이다. 비밀 조직에 접근하던 본드는 주요 천연 자원을 독점하려는 그들의 음모를 알게 된다. 본드는 조직의 두목 도미닉 그린(마티유 아말릭)에게 복수심을 불태우는 여인 카미유(올가 쿠릴렌코)와 함께 조직에 잠입한다.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는 이번에도 화끈한 육탄 액션을 선보이다. 트와일라이트 (Twilight) 감독: 캐서린 하드윅 출연: 크리스틴 스튜어트, 로버트 패틴슨 제작: 파라마운트 개봉일: 11월21일 평범한 17세 소녀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전학 간 첫 날, 매력적인 남학생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와 마주친다. 에드워드에게 마음을 빼앗긴 벨라는 그가 작은 도시에서 정체를 숨긴 채 살아가는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종족의 차이를 뛰어넘어 사랑에 빠진 젊은 연인은 곧 뱀파이어 일족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제2의 조앤 롤링’으로 불리는 스테파니 마이어의 동명 로맨스 액션 판타지 소설이 원작으로 한 신세대 드라큘라 물이다. 오스트레일리아(Australia) 감독:바즈 루어만 출연: 휴 잭맨, 니콜 키드먼 제작: 20세기 폭스 개봉: 11월26일 호주의 광활한 대륙을 배경으로 한 장대한 러브 스토리.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직후, 영국의 귀족 애쉴리(니콜 키드먼)는 죽은 남편의 유산이 있는 호주로 떠난다. 하루아침에 수천 마리의 소떼와 농장을 떠맡은 애쉴리는 토박이 농장 관리자(휴 잭맨)와 사사건건 부딪히지만, 결국 그와 사랑에 빠진다. 호주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물. 감독 바즈 루어만과 주연배우 휴 잭맨, 니콜 키드먼은 모두 호주 출신이다. 프로스트/닉슨(Frost/Nixon) 감독: 론 하워드 출연: 샘 락웰· 케빈 베이컨· 마이클 쉰· 매튜 맥퍼딘 제작:유니버셜 픽처스 개봉일:12월 5일 74년 워터 게이트 사건으로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난 닉슨 전 대통령은 사건의 전말을 숨시고 국민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 3년뒤, 플레이보이라는 평판이 자자했던 영국의 토크쇼 진행자 프로스트와 닉슨 전 대통령의 인터뷰가 이루어지고 세간의 주목을 받게된다. 2006년 8월 런던 웨스트엔드, 2007년 3월 브로드웨이를 통해 전대통령과 토크쇼 진행자의 ‘진실 게임’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사랑을 받았던 작품. 아카데미가 인정한 ‘더 퀸(The Queen)’읠 피터 모건이 각본을 밑고 거장 론 하워드가 메가폰을 잡았다. 지구가 멈추는 날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 감독:스코트 데릭슨 출연: 키아누 리브스, 제니퍼 코넬리, 캐시 베이츠 제작: 20세기 폭스 개봉일: 12월12일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1951년에 제작한 동명작을 리메이크한 작품. 하나의 행성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구형체가 지구에 불시착한다. 그리고 거기에서 걸어 나온 한 남자(키아누 리브스). 그는 인간을 멸하기 위해 거대한 공격을 계획 중이다. 미국 정부는 총력을 기울여 이 남자의 수수께끼를 파헤치려고 하지만, 어떤 실마리도 찾지 못한 사이 지구는 공격을 받기 시작된다. 저항(Defiance) 감독: 에드워드 즈윅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리브 쉐레이버· 제이미 벨· 조지 맥케이 제작: 파라마운트 밴티지 개봉일: 12월 12일 4명의 유대인 형제가 당시 나치가 장악하고 있던 폴란드로 부터 탈출을 감행한다. 이후 독일과 폴란드 인근 숲속에서 독일군과 대치하던 러시아 레지스탕스들과 조우한 이들 형제는 그들을 도와 나치와 싸운다. 형제는 갈곳없이 떠돌던 같은 처지에 있는 유대인들 1200여명을 집결 시켜 마을을 구성하고 이들을 보호한다. 그러던 어느날,이들의 정체를 알아챈 나치 특공대의 침략을 받게된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당시 비참했던 유대인 포로들과 이들을 위해 싸웠던 용감한 전사들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더 스피릿(The Spirit) 감독: 프랭크 밀러 출연: 가브리엘 매치· 스칼렛 요한슨· 사무엘 L. 잭슨 제작: 라이온스 게이트 개봉일: 12월 25일 가상 도시 센트럴시티. 죽었다 살아난 복면 탐정 대니 콜트(가브리엘 매치)는 공동묘지 지하의 사령 본부로부터 비밀 지령을 받아 ‘스피릿’이라는 이름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콜트는 섹시한 도둑 샌드 사레프(에바 멘데스)와 까칠한 여비서 실킨 플로스(스칼렛 요한슨)를 상대로 아찔한 로맨스를 즐기는 한편, 숙적 옥토버스(사무엘 L. 잭슨)와 대결해야 하는 운명에 처한다. ‘300‘으로 유명한 그래픽 노블 작가 프랭크 밀러가 연출을 맡아 그만의 독특한 세계관이 펼처진다. 발키리(Valkyrie) 감독:브라이언 싱어 출연:톰 크루즈·빌 나이 제작:엠지엠 개봉일: 12월 26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에 반대하여 그를 암살하려고 했던 독일 육군대령 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베르크를 그리는 작품. 톰 크루즈가 주인공 슈타우펜베르크 역을 연기한다. 아프리카의 전투에서 심한 부상을 당한 클라우스 본 스타우펜버그 대령 (톰 크루즈)은 자신의 조국을 대량학살의 끔찍한 처지로 몰아가려는 강력한 독재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한 비밀 음모에 가담하게 된다. 독재정권의 비밀경찰이 그 어느 때보다도 위협적이고 적의 침투에 강력한 방어체계를 이룬 상황에서 음모의 주동자들은 아돌프 히틀러를 암살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도를 찾을 수 없게 된다. 스타우펜버그 대령은 히틀러 암살후의 독재 정권을 대치할 복잡한 발키리 작전을 세우는 것에 협조하지만 그들의 운명은 상황은 꼬여가기만 하고, 작전은 발각되고만다. 황준민 기자

2008-10-30

[황준민의 영화리뷰] 올리버 스톤 '조지 W.부시' 해부하다

미국의 43번째 대통령 조지 W. 부시 하면 '무능'(Incapability)'무책임'(Irresponsibility)'무지'(Ignorance)등의 형용사들이 떠오른다. 감독 : 올리버 스톤 각본 : 스탠리 와이저 주연 : 조쉬 브롤린·세이드 바드레야·엘리자베스 뱅스·제임스 크롬웰 제작 : 라이온스 게이트 장르 : 드라마 등급 : PG-13 그리고 이들 형용사를 대표하는 하나의 명사로는 '머저리(Idiot)'란 단어가 있다. 역대 미국의 머저리 대통령 중 세 손가락에 꼽힌다는 조지 W. 부시. '플래툰''JFK' '닉슨'등 사회성과 정치성 강한 영화들을 만들어왔던 올리버 스톤 감독은 조지 W. 부시의 전기 드라마 'W.'를 통해 미국의 리더로서의 머저리 부시를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시각에서 그렸다. 스톤 감독은 우선 그의 성장기를 보여준다. 특히 미 남부의 명문가의 문제아인 부시(조쉬 브롤린)의 젊은 시절부터부터 예일대 입학후 음주 신고식 장면으로 시작된다. 공부는 뒷전이었던 그가 아버지 부시(제임스 크롬웰)의 힘으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 들어가고 졸업후 백수처럼 지내다 다시금 가문의 후광을 입어 텍사스주 의회선거에 출마하나 낙선한다. 이후 현재의 아내인 로라(엘리자베스 뱅스)를 만나고 불혹의 나이에 기독교 신자로 거듭난다. 또 하나는 아버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는 부시다. 아버지로 부터 '너는 집안의 수치'라는 거친 표현을 들어왔던 그는 텍사스주 주지자 재선도전 때에도 아버지로 부터 조소를 당했으며 대통령이 된 후에도 그의 정책은 항상 아버지에게 만큼은 조롱거리였다. 이후 그의 수 많은 정책은 그토록 뛰어넘고 싶어 했던 아버지에게 그의 능력을 증명하고 '내가 당신보다 났다'라는 것을 세상에 알리기라도 하는 듯한 소리없는 외침이었다. 9.11사태 이후 이라크 침공은 또한 아버지 보다 훌륭하게 중동정책을 실현할 수 있다는 일념에서 출발했다. 물론 그 결정이 그의 최악의 실정으로 작용되긴 했지만 말이다. 스톤 감독은 최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영화를 만든 이유로 그의 실정을 고발하고(사실 고발할 필요 조차 없다) 대선을 앞두고 부시의 반대 세력을 확장하려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그의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어떻게 그가 그 수많은 실정을 저지를 수 있는 힘(정권)을 손에 쥘 수 있게 되었나를 그리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영화는 여전히 그의 결점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황준민 기자 [email protected]

2008-10-23

[황준민의 영화리뷰] 경찰 명예냐···가족 보호냐

여기 아버지부터 사위까지 모두 경찰인 가족이 있다. 뉴욕 맨해튼 경찰국 형사과 과장인 프란시스(존 보이트)와 그의 장남인 프란시스 주니어(노아 에머리히)형사 차남인 레이(에드워드 노튼)형사 그리고 사위인 지미(콜린 페럴)경위가 그들이다. 이들은 피로 맺어진 가족이기 전에 뉴욕시를 지키는 경찰이라는 자부심과 명예로 똘똘 뭉친 이들이다. 어느날 이 명예로운 가족에게 비극이 일어난다. 장남인 프란시스 주니어의 유닛소속 경관 4명이 살해 당한 것. 그것도 사고사가 아닌 갱들에 매복에 걸려 살해된 것이였다. 이 불명예스런 사고의 총책임자로 형사과장 프란시스가 임명되고 그는 차남인 레이에게 사건을 해결하라고 지시한다. 레이는 홀로 수사에 착수하고 실마리를 풀어가던 도중 놀란만한 비밀을 발견한다. 이번사고는 사고가 아닌 계획된 범죄 였으며 그 범죄는 타락한 경찰이자 자신의 매제인 지미가 모두 계획 실행한 사실이라는 것. 충격에 휩싸인 레이. 그는 경찰로의 명예를 지키고 의무를 다할것인가 아님 가족을 보호하고 모든것을 덮어야 하는가의 선택의 기로에서 고통에 몸부림친다. 영화 '프라이드 앤 글로리(Pride and Glory)'는 타락한 경찰의 이야기를 그렸다는 점에서 특별한 소재를 사용한 작품은 아니다. 그러나 온가족이 경찰인 집안에 최악의 부패경찰이 있고 그가 부패한 이유가 완전히 개인적인 욕심이기보단 경찰이라는 조직의 병폐에서 왔음을 강조했다는 부분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각각의 배우들이 연기한 캐릭터들은 꼭 경찰이래서라기보다는 이세상 모든 가족에 적용될 수 있다. 사위는 친정 입장에서 가장 소속감이 떨어지고 그런 사위가 잘못을 저지르고 타 친정의 가족들을 위협할 경우 그는 처남들에 의해 제거 될수도 있다. 그리고 집안의 수장인 아버지는 사위를 용서하고 잘못을 덮어주면 더욱 사랑해 줄 것을 원한다. 비정하긴 하지만 실제 우리네 가족관계에서도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있다.영화의 감독하고 각본까지 제작한 게빈.그레고리 오코너 형제는 실제 경찰가족에 태어나 자랐다. 누구보다도 경찰들의 삶에 대해 잘알고 있는 이들은 그들이 알고 있는 경찰의 삶을 작품 안에 녹이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리고 뛰어난 배우들의 호연을 감독들의 노력을 관객들에 실감나게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email protected]

2008-10-23

[황준민의 영화리뷰] 베일 벗는 조선의 '비밀 무기'

1448년 세종 30년. 조선의 새로운 화기 개발을 두려워한 명나라 황실은 사신일행을 앞세워 화친을 요구하는 동시에 뒤로는 화포연구소를 습격하고 신무기 기술을 빼돌리려 하는 암수를 둔다. 감독 : 김유진 각본 : 이만희 주연 : 정재영·한은정·허준호 제작 : KnJ 엔터테인먼트 장르 : 액션·드라마·전쟁 등급 : PG13 이에 연구소 도감은 신무기 개발의 모든 정보가 기록된 '총통등록'을 외동딸 홍리(한은정)한테 맡기고 피신시키기에 이른다. 완성 직전이었었던 무기는 바로 '신기전'. 이는 설계도가 현존하는 세계 최초의 로켓으로 엄청난 위력의 전쟁 병기. 소.중.대 신기전으로 나뉘어 다양한 전투에서 쓰였다. 특히 대 신기전은 한번 발사하면 화살이 1~2km 밖까지 날아가는 뛰어난 성능을 지녔다. 한편 명 사신단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한 몫 제대로 챙길 계획이었던 부보상단 설주(정재영)는 명의 간교한 계략 탓에 전 재산을 잃게 된다. 그러던 중 세종의 호위무사인 창강(허준호)이 찾아와 큰 돈을 걸고 비밀로 가득한 여인 홍리를 거둬 줄 것을 부탁한다. 상단을 살리기 위해 거래를 수락한 설주는 그녀가 비밀병기 개발의 핵심인물임을 알게 되고 돌려 보내려 하지만 그녀가 보여준 '신기전'의 위력에 매료되고 동료들과 함께 신기전 개발에 참여하게 된다. 제작 총지휘에 강우석 '약속'의 김유진이 메카폰을 잡은 영화 '신기전'은 조선 역사 속에 실재한 세계최초의 다연발 로켓화포 '신기전'을 소재로 한 최초의 작품이다. 극비리에 신무기 개발에 착수한 세종과 이를 저지하려는 명과의 숨막히는 대결 촌각을 다투는 신기전 개발 과정 그리고 이를 지켜 내려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그려냄으로서 역사의 재조명과 풍부한 오락성까지 겸비했다. 특히 명.여진 10만 연합군 과의 마지막 전투신은 스펙터클함 그 자체다. 또한 '강철중: 공공의 적 1-1'의 정재영과 베테랑 액션 스타 허준호 국민배우 안성기까지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들이 모여 탄탄한 배우진 또한 자랑한다. 특히 여주인공 홍리역의 한은정은 모델출신 배우라는 선입견을 깨고 합격점 이상의 연기를 선보이며 흥행배우 라인업에 그 이름을 올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한국 항공우주연구원 도움으로 외양뿐 아니라 실제 발사까지 가능하도록 복원된 신기전의 위력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 당시의 전투를 직접 체험하는 듯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기도 한다. 현재 LA한인타운에 위치한 'M Park 4'극장에서 상영중이다. ▷문의:(213)384-7080 황준민 기자

2008-10-16

[황준민의 영화리뷰] 60년대 흑·백간 애틋한 우애

아빠와 홀로 살고 있는 릴리(다코다 패닝)는 엄마가 어릴적 자신을 버리고 떠났다는 상처를 지니고 사는 평범한 소녀다. 어느날 친구 조셀린(제니퍼 허드슨)이 길거리에서 백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하자 그녀를 설득해 마을을 떠나자고 제안한다. 우선은 엄마가 떠난 후 자신을 학대하던 아버지가 미웠고 친구 조셀린을 병원에 방치하면 그를 푹행한 백인 무뢰배들이 다시금 병원으로 들이 닥쳐 그녀를 죽일 것이라 믿었기 때문. 이들이 발걸음을 옮긴 곳은 사우스 케롤라이나 주의 작은 마을은 티뷰론. 티뷰론은 집을 나간 엄마의 고향이다. 도착은 했지만 수중에 가진 것도 없고 머물 곳도 없는 이들. 우연히 한 가게에 진열되어 있는 흑인 여성의 얼굴이 찍힌 벌꿀병을 보게된다. 무었엔가 홀린 듯한 기분. 이들은 무작정 그 흑인여성의 농장으로 발길을 돌린다. 그리고 안주인 어거스트 준(앨리샤 키스)매이(소피 오콘도)와 조우한다. 어거스트는 농장에 머물게 해달라는 이들의 제안을 수락하고 가족처럼 돌봐주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러던 중 어커스트가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엄마의 보모였다는 사실이 밝혀 지면서 릴리는 엄마의 비밀에 한걸음 다가간다. 1960대 까지도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를 포함한 동 남부의 각주에서는 흑인을 지독히 차별했다. 화장실은 물론 식당이나 극장을 들어갈 때도 '백인전용'과 '흑인(Colored)전용' 입구를 만들어 놓고 만약 법을 어길시에는 공권력은 물론 일반시민들 조차도 무차별 폭행을 가했던 시절. 영화 '벌들의 비밀생활(The Secret Life of Bees)'은 당시를 배경으로 한 백인 소녀 릴리와 그의 절친한 흑인 친구 조셀린 우정 그리고 벌꿀 농장을 경영하며 상처받은 타 흑인여성들을 가족처럼 돌봐주는 마음씨 착한 농장주 어거스트의 리더쉽과 사랑을 통해 흑.백간의 애틋한 우애를 그렸다. [email protected]

2008-10-16

[황준민의 영화리뷰] 영웅에겐 '평범한 과거' 가 있었다

2008년 칸영화제 특별 상영작인 '동사서독 리덕스(Ashes of time Redux)'는 무협소설의 대가 김용의 '사조영웅문'을 토대로 한 왕가위 감독의 94년작 '동사서독'을 복원하고 재편집한 작품이다. 당대 홍콩권 최고의 스타였던 장국영을 비롯 임청하 장만옥 양가휘 장학우 유가령 양채니 등 화려한 배역진을 토대로 황량한 중국 중부 사막에서 제작했다. 사막의 주막에 은거하는 구양봉(장국영)은 현상금 사냥꾼들을 고용해 암살을 사주하는 중개인이다. 젊은 시절 사랑에 실패한 그는 몰인정하고 냉소적인 사람으로 변한다. 구양봉의 주막은 상처받은 사람들이 잠시 머물다 가는 안식처다. 옛사랑이자 자신의 형수이기도 한 그녀의 죽음을 전해들은 구양봉은 가슴속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고독과 슬픔의 근원을 찾기 시작한다. 왕가위 감독은 '동사서독'을 통해 강호의 의리 혹은 배신만 강조하는 종래의 무술영화의 틀은 벗고 색다른 시도를 하려 했다. 무엇보다 주인공들을 영웅으로 그리기 보다는 그들이 영웅이 되기 전 평범한 사람이었을 때를 조명하려 했다. 하지만 그런 그의 시도는 참패했다. 그리고 15년이 지난 지금. 왕감독은 자신의 회사 제트톤의 첫 번째 작품이자 당시 관객의 외면을 받으며 창고에 처박혀 있는 그 천덕꾸러기의 먼지를 털고 복원과 재편집 과정을 통해 원래의 자신의 의도를 부활시켰다. 그러나 타 영화의 감독판(Director's Cut)처럼 삭제 장면이 십몇분씩 추가되고 스토리에 변화를 주거나 숨겨진 비밀을 풀어낸 것은 아니다. 다만 도입부에 약간 새로운 장면이 추가되고 이야기 마다 백로 입춘 등 계절에 어울리는 절기의 소제목이 첨가되면서 순환의 의미를 덧붙였다. 다만 오리지널 동사서독의 팬이라면 영화의 엔딩이 구양봉의 화려한 액션으로 마무리 되는 것에 수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영화의 진짜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드디어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황준민 기자 [email protected]

2008-10-09

[황준민의 영화리뷰] 명감독·명감독···리얼 액션의 진수

전세계적으로 일어나는 테러사건의 배후를 찾기 위해 비밀작전에 투입된 대 테러요원 페리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감독 : 리들리 스콧 각본 : 윌리암 모나한 주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러셀 크로우 제작 : 워너브로스 장르 : 액션·드라마 등급 : R 직속 상사이자 천재 전략가인 호프만은 워싱턴에서 노트북과 핸드폰으로 현장 요원들의 조직망을 관리한다. 페리스는 호프만(러셀 크로우)을 통해 테러의 중심인물이 요르단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 그 곳으로 향한다. 그리고 요르단의 국왕이자 중앙정보국의 총책임자인 하니(마크 스트롱)의 도움을 받아 임무를 수행해 나아간다. 하지만 목표물에 다가갈수록 그가 갈구하는 진실은 요원해 지기만 한다. 최후의 수단으로 미끼를 던지기로 작정한 페리스. 그러나 협조자인 국왕의 신임을 잃는 사건이 생기고 설상가상으로 호프만까지 믿을 수 없게 된다. 이제 패리스는 위험천만한 작전을 수행하는데…. 세기의 명장 리들리 스콧 감독이 러셀 크로우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손잡고 신작 '바디 오브 라이즈(Body Of Lies)'로 돌아왔다. '글래디에이터' '블랙 호크 다운' '킹덤 오브 헤븐' 그리고 '아메리칸 갱스터'까지 매 작품마다 화려한 영상미와 탄탄한 스토리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그의 실력은 이번 작품에서도 어김없이 펼쳐 진다. 특히 중동 최고의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의해 저질러지는 테러들를 바라보는 스콧 감독의 시각은 '절대악인 이슬람 테러조직'과 '절대 선인 미국'같은 이분법 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대신 '살인하지 말라'라는 코란의 가르침을 쫓지 않고 다만 '알라를 믿지않는 자들을 처벌하라'는 구절 하나를 인용해 처절한 살인을 일삼는 테러분자들에게 그들의 행위는 '옳지않다'라는 강한 메시지를 전한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대 테러 요원으로 나선 디카프리오는 영화 속 모든 액션을 스턴트 없이 소화해냈고 천재적인 전략가로 등장하는 러셀 크로우는 역할을 위해 무려 20kg이나 체중을 증가시키는 등 말 그대로 영화를 위해 온몸을 던졌다. 또한 공중에서 육지에서 쉴 새 없이 터지는 거침 없는 폭파 장면은 컴퓨터 그래픽을 배제하고 고공 헬기 촬영 카메라를 동원하고 실제 폭탄을 이용해 만들어내 더욱 사실감 넘친다. 명배우 명감독 큰 스케일 완성도 높은 스토리 멋진 눈요기 거리 등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실감나는 리얼 액션의 진수를 제공한다. [email protected]

2008-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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